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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전 인류를 사랑하는 것 만큼의 가치를 지닙니다. 한 사람을 care한다는 것은 내 마음의 존재를 비추는 행위입니다. 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그 관심의 세계에 내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 세계가 나와 그 사람의 소통을 가능케 할 거라는 것을 예시하는 행위입니다.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사랑은 존재의 다리입니다. 바쁘게 헤매이듯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엿보고 그 안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헤매입니다. 그 곳에는 진작 보았지만 알지 못하던 것들과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보이는 것들, 늘 만지고 싶었지만 이제야 만질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합니다. 이 사랑의 박물관에서 그림은 인상주의와 초현실주의와 리얼리즘이 마구 섞이게 되고, 음악은 해저문 선술집의 뽕작부터 김광석의 웃던 그녀로부터 베토벤의 엘리자까지 가득하게 됩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손을 움직이고 눈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훔쳐서 색깔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 날은 붉은 색으로, 어느 날은 푸른색으로, 어느 날은 짙은 보라색으로 사랑의 색깔을 그 사람의 마음에서 찾아내고, 내 마음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 그림에는 매일의 기대와 상상이 선을 그리고, 불타는 열정이 색을 칠하게 됩니다. 사랑은 그림도 되고 음악도 되고 춤도 되고 시도 됩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창작이며, 두 사람의 창조입니다. 따라서 호모 루벤스는 곧 호모 에로스임을 증명하게 됩니다.

 

바람을 훔쳐서 내 몸안에 뼈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사랑은 투명하고 일순간이며 지나치는 감정들의 총합이지만, 그 만큼 날카롭고 실체적이며 비극적이고 희극적이고 인상적입니다. 사랑은 단단한 물질이기도 하고 우리를 감싸는 공기처럼 흐릅니다. 사랑은 고정되지 않으며 그대와의 맞잡은 손에서, 그대와의 동작에서, 그대와의 이야기에서 흐릅니다. 그 흐름속에서 우리는 가슴으로 울기도 하고 깨끗해지는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잔금같은 질투에 껄끄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질투가 힘일 수 있는 이유는 사랑이 힘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by 다이몬 | 2009/09/26 08:53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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