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15일
산울림에 대해
예전에 한국 최고의 밴드는 누구일까라는 정말 이 홈페이지에 어울릴만한 쓸데 없는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다수는 들국화였고, 소수는 부활이었고, 외로운 나는 산울림을 외쳤다. 물론, 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산울림을 나만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철없던 시절, 마왕의 마력에 빠져 넥스트가 한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어린 시절에 우연히 들은 마왕의 산울림에 대한 극찬은 놀라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한국 최초의 프로그레시브 밴드라고 내가 철저히 믿던 넥스트보다 훌륭한 밴드가 과거에 있다니...대학에 들어와 김광석과 이승환사이를 헤매고, 가끔 꽃다지와 노래공장에 심취하다가, 문득 아주 우연하게 발견한 밴드가 둘 있었다 (물론, 그때까지도 나는 메탈리카 광팬이었고, 도어스와 레드 제플린을 필적할 밴드는 한국에 존재할 수 없다고 믿었었다.) 하나는 천지인이었고 (아는 사람만 안다는 바로 그 밴드...최고의 민중가요 락 밴드라고 내 감히 말하리라), 다른 하나는 산울림이었다. 그들의 청자는 예술이 경지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의 감성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했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는 지금 들어도 절대로 가사나 연주에서 손색이 없었다.
물경, 나는 산울림을 한국의 (후기) 밥 딜런이나 레드 제플린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들의 불루스락 삘과 뽕삘, 그리고 간지러운 가사들과, 심오한 사유, 더불어 재미있는 펑크 등, 그들의 음악은 다양한 생각을 다양한 각도에서 느끼게 만든다. 물론 사운드의 열악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본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후에 들국화나 동물원이나 신촌블루스등으로 이어지는 어떠한 한국 대중 음악의 실험성이라고 하고 싶다. 어쨌든, 산울림은 아이의 얼굴을 한 너무나 늙은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런 점에서 20대부터 늙은이 목소리로 끼끽 대온 밥 딜런과 좋은 대비가 될 듯 싶다. 어쨋든, 21세기 들어, 언니네 이발관이나 넬과 같은 그룹들이 계속 나오기는 한다지만, 산울림만한 실험성이 다시 나타날거라 믿지 못하겠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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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9/15 12:47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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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 생각엔 들국화 아니면 산울림 둘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곡도 많고요.
또 오랫동안 활동 했고요.
하지만 최고의 밴드가 되기에는 2%쯤 부족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