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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실과 진리

우리는 가끔 진실과 진리를 혼동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두 개념들이 혼용된다는 것에 아마 기인될 것입니다. 진실과 진리는 같을 수 없습니다. 때론, 진실이 진리를 가리기도 하고, 진리가 진실을 혼란시키기도 합니다. 순수한 진리를 주장하던 어떤 이의 글이 완전히 이데올리기적 욕망의 표출이 될 수도 있고, 적확한 사실로 전달된 진실이 진리와는 한참 멀을 수도 있습니다.

진리가 가치명제인데 반해서, 진실은 무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현상을 보고 진리에 목말라 하면서도, 진실이라는 테두리에서 나올줄 모르게 됩니다. 이번에 발생한 광우병 파동은 진실의 싸움이자 진리의 싸움입니다. 진리는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가치명제의 진리에 대한 싸움이며, 진실의 싸움은 거짓말을 일삼는 이메가 정권에 대한 싸움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진리를 망각한 채 진실만을 주장하기도 하고, 거짓 민주주의의 진리만을 부르짖으며, 진실을 외면하곤 합니다.

광우병이 희귀한 병이며, 미국 소고기가 전부 나쁘다는 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가가 FTA라는 큰 물고기를 물기 위해 쇠고기에 대한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광우병이 위험한 병은 아니지만, 이러한 검역주권의 포기가 우리의 진리인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 역시 진리입니다. 광우병이 위험한 질병이 아니라는 거짓 사실까지 동원하면서까지, 우리의 진실된 세계를 혼돈시키고, 진리를 훼손시키는 집단은 분명히 이명박과 그 무리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진실에 대한 판가름에 신중해야 합니다. 이글루에서 가끔 올라오는 진실공방은 그러한 점에서 소모적이게 되며, 촛불집회의 합법성에 대한 논란 역시 진실의 세계인 법의 테두리에 제한된 소모적 논쟁입니다. 소로우가 말했듯이 시민불복종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민주주의의 성립 자체가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시민불복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늘 복종하고, 이데올로기적인 법리에 충실한 사회는 결국 더 큰 부패를 지니게 됩니다. 부패에 과감히 맞서 내부 고발을 하고, 집회와 시위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고,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4.19를 이룩했고 6월 항쟁을 이끌었으며, 노무현 탄핵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일부 블로거들의 법치주의론은 이러한 점에서 진실에 대한 의견은 될 지언정, 시민불복종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진리에는 무관심한 작태를 보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역사는 늘 혁명과 그보다 작은 불복종들과 그보다 더욱 작은 시위들로 올바른 방향을 찾았습니다. 덩치 큰 학생들에게 매일 맞는 아이에게 맞는 법과 피하는 법만을 가르치는 것은 교칙에는 맞을 수 있으나, 현실에는 맞지 않습니다. 진실이라는 논쟁속에서, 우리는 가끔 진리를 잊고, 민주주의가 왜 타는 목마름으로 시작되었는지를 잊게 됩니다. 다시 한번 진리가 승리하는 바로 그 순간들이 민주주의가 꽃피는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평화적 저항과 불복종은 시민사회의 핵심입니다. 그러한 진리를 잃고, 자신의 지적 허영에 배부른 애완견들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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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몬 | 2008/05/29 00:50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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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낭만여객 at 2008/05/29 01:36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탁 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풍엄마 at 2008/05/29 03:19
잠시 잊고 있었던 점을 깨워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 at 2008/05/29 14:27
헌정주의 대 민주주의....
Commented by A at 2008/05/29 15:13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거울 at 2008/05/29 15:49
진실과 진리, 불복종과 민주주의에 대한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진리라면 민주적으로 하자가 없는 법은 지켜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야간시위를 제한 하는 것 혹은 차로를 점유한 시위를 제한하는 것이 비민주적이라면, 그 제한을 어기는 것이 민주를 위한 불복종이라고 보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것 같습니다.

소로우가 인두세를 납부하지 않은 불법행위와는 성질이 많이 다르지 않나요? 인두세는 그 자체로 민주와는 거리가 먼 조세제도니까요.
Commented by starman at 2008/05/29 15:59
일단 정치적인 면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논리적인 면에서 살펴본다면 님의 글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님의 글이 부당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이용된 진실과 진리의 개념에 대한 몇 가지를 지적하겠습니다.

진리와 진실은 다른 개념이지만 둘다 근본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둘 모두 보편적인 정의가 없다는 것이죠.

진리는 연역적으로 도출될 수 있는 흔히 공리라고 불리는 명제집합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리는 모든 진리에 대한 판별이 가능하도록 유한하게 정의될 수가 없습니다. (이에 대한 증명은 Tarski가 했죠.)

따라서 님의 주장에서 어떤 사실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연역적인 것이고, 모든 연역은 전제와는 전혀 무관할 수 없는, 따라서 근본적으로 순환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진실' 역시 가치행위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물이 절반만 찬 컵이 있을 때, 이를 보는 시각은 '물이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다" 라는 낙관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물이 절반밖에 안 남았다'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진실같은 개념은 철학적인 (크게는 사회학적인) 개념이지만, 근본적으로 철학이나 인문한 그리고 모든 사회과학은 논쟁적인 성격을 근본적으로 내포하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실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때는 반드시 가치행위(언어적 특성)에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선 Wittgenstein이나 포스트 모던계열의 언어분석을 찾아보신다면 좀 더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Commented by 모론 at 2008/05/29 17:28
지적이 별로 명료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공리가 연역적으로 도출될 수 있다는 말인지, 공리로부터 연역적으로 도출해 놓은 것을 진리라 하는지 모호하군요. 아마 후자겠지요. ^^ 아무튼 바로 다음에 공리들이 유한하게 정의될 수 없다고 하셨군요. 정리해보면 진리는 공리로부터 연역된다, 그런데 공리는 유한하게 정의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진리는 공리로부터 나올수 없거나 불완전하게 되고 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말이 되겠군요. 맞는 말입니다. 애초에 공리란 닫힌 계를 상정해 놓고 수립해놓은 부정할 수 없는 진술들이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전혀 닫혀있질 않고 그 공리 집합이라는 것도 매번 수정되고 추가되고 삭제되기 일쑤고요. 하지만 발견된 세계의 지평과 그로부터 생성되는 사실과 경험을 분석/종합해서 공리 비슷한 것을 세우고 그로부터 진리를 연역하게 되는 것이 진리 발견의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starman님 께서도 인정해야 될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불가지론이나 신비주의, 회의주의 등을 인정하는 꼴이 될테니까요. 저는 starman님의 논리적인 지적에 앞서, 고래로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이 되어왔던 '진리란 무엇인가' 에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더 명료해지지 않을까요? ^^
이왕 물에 든 컵을 예로 드셨으니, 사실, 진실, 진리에 대해 제가 더 간단하게말해 보겠습니다.

사실 - 물이 절반 차 있는 물컵이 있다

진실 1 - 물이 절반 밖에 차 있지 않은 물컵이 있다.
진실 2 - 물이 절반씩이나 차 있는 물컵이 있다.

진리 - 만일 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한명 밖에 없고 그 절반의 물이 충분하다면 진실 2가 진리적인 답변이 되겠고 그렇지 않으면 진실 1가 진리적으로 쓰일 수 있는 진실이 된다.

사족을 붙이자면 조중동 일당이 악랄하고 쓰레기인 이유는, 분명히 절반이 차 있는 물을 꽉차 있다거나 절반만 차 있다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실의 차원에 이르려고 사실의 차원에서 사실을 왜곡해 버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맹박이도 마찬가지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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