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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 선택, Little Miss Sunshine,

어제는 쌩스기빙 주간을 맞이하여 (^^) 영화를 세편 보았다.

영화 선택은 이미 잘 알려진 장기수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다. 저예산 영화답게 인물들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명성에 맞게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러나,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약간은 심드렁했다. 익숙한 주제와 예상되는 영화의 전개를 제외하고도, 이 영화는 극단적인 상황속에서의 양심의 문제를 너무나 간단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나에게 비전향장기수들의 양심을 위한 투쟁은 한 인간의 역경과 승리라는 관점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안이한 해석이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는 지가 더 문제시되어 보였다. 이념보다는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양심과 그 양심의 자유라는 틀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확고한 것일까? 우리는 스스로의 양심과 자유, 혹은 타협과 현실이라는 문제에 대해 너무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닐까?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은 논외로 치더라도, 사실상, 양심이라는 주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사르트르의 이야기처럼 선택은 가끔 저주받은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택을 했다고 해서 그 선택을 지켜야 한다는 이념은 또한 폭력적이다. 

물론 영화의 시선은 전향한 장기수들에 대해 최대한 관대하려 한다. 그러나, 감독이 보이는 전향하지 않는 이들의 도덕적 우위성은 설득력이 약했다. 비록 전향이 양심을 어기는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선택 또한 한 인간으로서 살아남고자 하는 시대의 선택이였을지도 모른다. 꼿꼿한 지조는 일종의 타협을 무시한 이기적 행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버리고 레지스탕스에 참여하는 청년의 앙가주망은 훌륭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의 행동이 도덕적이라는 틀에서만 판단되어야 할까? 삶의 다양한 개개의 선택들 속에서, 우리는 선택의 강요와 그것에 대한 과도한 도덕적 의미를 부가하는 것은 아닐까? 구순 노모를 두고 자신만의 선택을 옳다고 끝까지 주장하는 주인공의 삶이 훌륭한 지사적 모습을 보인다 할지라도, 어떤 의미에서 그의 선택은 전향을 한 이들의 선택에서 도덕적으로 무척 많이 떨어져 있지는 않다고 여겨진다.  오히려 스스로의 삶과 주변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어떤 이들은 전향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뉴라이트가 보이는 정치적 타협들은 오히려 권력지향적이라는 측면에서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을 망각하고 그저 모든 타협을 자유의 억압이라 보는 것도 나이브하긴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영화 리틀 미스 선샤인은 명성만큼이나 훌륭한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로드무비라는 틀과 미국의 가족에 대한 해석이라는 틀에서 기존에 나온 영화들과 그다지 틀리지 않다. 새로운 영화는 어느 정도의 감동적 이야기와 어느 정도의 실험성만으로 이룩되지는 않는다. 완전히 새롭게 논쟁적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들에 대한 광폭한 공격이 필요하다. 대중영화와 예술영화의 어중간한 타협은 오히려 감상주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little mis sunshine은 너무나 훌륭한 영화틀에 너무나 쉽게 안주해 버렸다. 그건, 이 영화가 대중영화로서, 혹은 중산층 영화로서 성공을 거두었을지는 몰라도, 보리밭 사이로 부는 바람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내세우지는 못하게 한다. 

훌륭한 창조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기라는, 그리고 모든 클리쉐에 대한 과감한 공격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복수는 나의 것같은 영화가 지니는 힘은 이러한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기라는 과정이 포함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by 다이몬 | 2007/11/22 04:08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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